The effect of digital skills on the need for cognition
오주현(연세대 바른ICT연구소 연구교수) · 강정한(연세대 사회학과 교수)
인지욕구(need for cognition)란 “인지적 노력을 필요로 하는 일에 참여하고 즐기는 개인적인 성향”으로 정의된다(Cacioppo & Petty, 1982). 인지욕구가 높은 사람은 많은 생각을 필요로 하는 일을 즐기는 성향이라면, 인지욕구가 낮은 사람은 이와 같은 인지적 노력이 필요한 상황을 피하려는 성향을 지닌 사람이다. 예를 들면, TV 광고를 볼 때 인지욕구가 높은 사람은 광고에서 주는 메시지나 상품의 구체적인 사양을 검토한 후 구매 의사를 결정하는 반면, 인지욕구가 낮은 사람은 메시지보다는 광고의 이미지나 광고 모델 등 주변 상황에 의해 의사 결정을 한다. 인지욕구는 미디어 수용에도 영향을 미치는데, 가령 인지욕구가 높은 사람은 스마트폰이 얼마나 유용한지가 스마트폰을 이용하는 결정적인 요인이 되는 반면 인지욕구가 낮은 사람은 스마트폰을 이용하기 쉬운지가 스마트폰 이용의 결정적인 요인이라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인지욕구가 높은 사람이 특정 사안에 관해 많은 정보를 획득하고, 정보에 기반을 두어 거듭 생각한 후 의사결정을 한다는 측면에서 이들이 효과적인 의사결정자로 여겨지지만 인지욕구는 ‘지능’ 이라기보다는 ‘태도’ 나 ‘동기’ 에 가깝다(Cacioppo, Petty, Feinstein, & Jarvis, 1996). 따라서 그 동안 ‘성격’ 처럼 개인 차이를 설명하는 비교적 안정적인 개인 특성이라는 점에서 인식, 의사결정, 행동 등의 설명변수로 다루어져 왔다. 그러나 본 연구에서는 인지욕구가 안정적인 개인차 변인이기는 하나 선천적인(innate) 성향은 아니며, 학습이나 경험에 의해 변화 가능한 변수라는 점에 주목했다(Cacioppo et. al., 1996; Spotts, 1994).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인지욕구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독립 변인으로 학습 또는 경험을 함축하는 디지털 기기 및 서비스 이용능력(digital skills)에 주목하였다.
디지털 서비스 이용능력이 인지욕구의 상승, 혹은 노년층에서 인지욕구의 유지에 미치는 영향을 추정하는데 가장 어려운 문제는 역인과관계의 위험이다. 즉, ‘인지 욕구가 높은 사람이 디지털 서비스 이용에 능할 것’이라는 가설이 ‘디지털 서비스를 잘 이용할수록 인지욕구가 높아질/유지될 것’ 이라는 가설보다 인과적으로 더 가능성이 높아 보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보통신정책연구원의 2015 한국미디어패널 데이터를 활용한 예비분석 결과 역인과의 가능성을 통제하기 위한 도구변수(instrumental variable)로 ‘연령’을 활용할 수 있음을 확인하였으며, 디지털 이용능력이 인지욕구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을 확인했다. 특히 베이비부머를 포함한 고령층에서 유의미한 영향력이 나타났다. 이와 같은 결과는 디지털 기기 및 서비스를 잘 활용하면 고령층의 인지욕구를 향상시킬 수 있음을 밝히는 연구로서 향후 디지털 기술이 고령사회 문제 해결에 기여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한 방향을 제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