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8-02-12

프라이버시, 정보인식 그리고 시장경쟁

김수진 경제학 박사과정, Michigan State University

페이스북과 같은 온라인 플랫폼Platform 을 사용하는 소비자Consumer 들은 그들이 제공하는 서비스를 사용하기 위해 다양한 형태의 개인정보를 자발적으로 플랫폼에 노출하며, 플랫폼은 소비자로부터 얻은 정보를 판매자Seller 에게 제공함으로써 수익을 창출한다. 또한 판매자들은 플랫폼으로부터 획득한 소비자들의 개인정보를 이용해 적절하게 타겟팅 광고를 하며 경쟁하고 있다.

플랫폼이 소비자의 개인정보를 모으고 판매하기 위해서는 소비자로부터 개인정보 수집에 대한 동의를 얻어야 하며, 이 과정에서 프라이버시가 중요한 이슈 중 하나가 될 수 있다. 개인의 개인정보 민감도(정보공개에 대한 결정)는 사람에 따라 관점이 다르기 때문에, 결국 개인정보 민감도가 플랫폼에서 수집하는 정보의 양을 결정하고, 판매자들이 만드는 타겟팅 광고뿐만 아니라 시장경쟁에도 영향을 미친다.

판매자가 시장에서 차지하고 있는 위치 역시 중요한 변수가 될 수 있다. 월마트(Walmart)와 같이 이미 시장에 진출한 경험이 있는 기업Incumbent 은 제3의 플랫폼의 정보를 이용하지 않아도 자체적으로 구축해 놓은 데이터 활용이 가능하지만, 이제 막 시장에 진입한 신규 기업Entrant 들은 데이터가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플랫폼 정보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특히 요즘과 같은 빅데이터 시대에 데이터를 공유하는 기업 간 결합을 흔히 볼 수 있는데, 데이터를 모으는 플랫폼과 데이터를 원하는 판매자간의 데이터 수직적 통합Vertical Integration 이 하나의 예이다. 이러한 데이터 공유행태는 소비자들이 원하는대로 더욱 좋은 타겟팅 광고를 만들어 내긴 하지만 독점적으로 정보를 사용한 기업이 신규 기업들의 진입을 억제하여 타겟팅에서 우위를 점할 수밖에 없고, 결과적으로 시장지배력을 키울 수 있다는 문제가 발생한다.

이에 기업간 데이터 쉐어링 효과를 어떻게 프라이버시Privacy 정책에 연결할 수 있을까 고민하고, 균형잡힌 정책을 제시함으로써 프라이버시에 관련된 시장 내의 반경쟁적인 행위에도 적절하게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다.
또한 소비자들이 가진 프라이버시에 대한 우려가 플랫폼에서 정보를 제공받을 수밖에 없는 신규 기업에는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으며, 장기적으로 시장 경쟁이 둔화될 경우 소비자들도 피해를 입을 수 있다. 따라서 소비자들의 프라이버시에 대한 염려를 줄여주고, 자발적으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하는 정책 제안이 필요하다.

한편, 플랫폼에서 민감한 개인정보를 요구한 경우, 소비자들이 전반적으로 플랫폼을 다운받거나 사용하는 것을 꺼려하는 경우가 있으나, 평판이 있는 개발자에 의해 만들어진 플랫폼인 경우 우려가 상당부분 완화 되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정리
신아련(연세대학교 바른ICT연구소 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