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 시대 올바른 정책과 제도
지난 10월 20일, 연세대학교 바른ICT연구소는 ‘4차 산업혁명시대 올바른 정책과 제도’를 주제로 워크숍을 개최했다. 4차 산업혁명시대를 맞이한 우리의 현 상황을 살펴보고, 미래 변화에 대처하자는 취지의 워크숍이었다. 이 워크숍에는 경희사이버대학의 정지훈 교수, 연세대학교 바른ICT연구소의 임지선 박사, 경희대학교의 이경전 교수, 그리고 충북대학교의 서동백 교수의 발표자 4인과 관련 연구자들이 모여, 각각 4차 산업혁명 시대의 기술, 제도, 일자리 문제, 기업전략, 위기와 기회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를 가졌다. 4차 산업혁명의 본질은 무엇인가? 4차 산업혁명이 불러 일으킬 변화는 어떤 것이 있는가? 우리는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가?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전문가 4인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4차 산업혁명과 미래사회 기술과 제도
정지훈 교수 (경희사이버대학교)
최근 지속적으로 4차 산업혁명이 언급되고 있다. 산업혁명이란 산업의 패러다임을 바꾸며 새로운 시장 환경을 소개하고 우리의 삶의 근본적인 변화를 가져오는 혁신의 시대를 의미한다. 하지만 4차 산업혁명에 대한 정의부터 구체적으로 합의되지 않아 좀 더 활발한 논의와 연구가 필요한 실정이다. 특히 IT기술과 자동화를 대표하는 ‘3차 혁명’과 사이버와 아날로그의 연결성을 기반으로 하는 ‘4차 혁명’에 대한 명확한 구분은 전문가들 사이에서 충분히 논의되고 합의된 부분이 아니다.
산업과 시장환경의 변화에 대한 사회적 동의와 합의를 통해 사람들의 인식과 가치관이 변화하고 이를 기반으로 실질적인 제도의 변화까지 이끌어내야 진정한 혁명이라고 할 수 있으며, 앞으로 약 40-50년간 우리는 디지털 혁명의 중심에 있을 것이다. 디지털 패러다임의 전환(shift)에는 기존과 다른 혁신 주체들이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된다. 특히 동일한 니즈(needs)를 가진 사람들이 뭉쳐서 만들어낸 콘텐츠와 서비스 중심의 환경이 만들어진다. 이는 수직적 산업 구조의 공급자 중심이었던 시장환경이 개인/기업/정부의 모든 부문이 개방과 공유에 기초한 수평적 협력 문화로 변화함을 의미한다.
이와 같은 변화는 발견 비용의 감소, SNS와 같이 소비자가 모여있는 곳이 유통채널이 되는 현상, 공유 경제의 확대, 온디맨드(on-demand) 서비스의 진화, 알고리즘 노동자의 탄생 등 다양한 신 문화 현상을 창조하고 있다. 기존 산업혁명의 상징으로 여겨지는 독일의 행보를 보면 기존 산업구조가 내연기관 자동차 산업을 중심으로 정립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스마트카, 자율주행 자동차(Self-driving cars) 산업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고있다. 미국 역시 드론에 대한 표준을 정립하기 위한 글로벌 기업간의 경쟁이 치열하다. 새로운 환경에 걸맞는 인식과 함께 제도적 변화는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한국이 기존의 산업과 비즈니스를 바탕으로 하는 법과 규제를 유지한다면 새로운 변화는 확대되지 못하고 결국은 4차 산업혁명에서 도태되는 결과를 낳을 것이다. 법률체계를 바꾸는 것은 어려운 만큼 파급력도 크기 때문에 무조건적인 법 제정보다는 순차적으로 법률을 도입하는 체계가 필요하다. 작은 범위에서 모범 사례를 쌓아 나가며 노사 간 변화에 대한 합의를 끌어낸 후 최종적으로 제도가 변화하는 시스템이 필요한 시점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 일자리 문제와 취업 준비생을 위한 제안
임지선 박사 (연세대학교 바른ICT연구소)
체계화된 IT기술이 통신을 통해 융합되는 4차 산업혁명은 물리적·디지털적·생물공학적 공간의 경계가 희석되는 기술융합시대를 의미한다. 인공지능(AI)과 사물인터넷(IoT), 3D프린팅 등의 주요 기술들의 발전은 인간의 정신적 또는 육체적 노동을 감소시켜주거나 대체한다.
4차 산업혁명 시대는 하나의 커다란 시장에서 다수의 플레이어가 끊임없이 경쟁하며 장기보다는 단기적 보상을 제공받고 기업의 규모보다 개인의 능력이 우선시 되는 사회이다. 빠른 속도의 광범위한 변화로 인해 사람들이 조정 기능을 상실하고 사회적 공포감이 조성되며, 실제로 대량 실업 사태도 발생할 수 있다. 4차 산업혁명으로 대표되는 기술들로 인해 200만개의 일자리가 창출되지만 710만개의 일자리가 파괴되어 향후 5년 이내에 총 510만개의 일자리가 사라지고(WEF 2016), 미국의 경우 현재 직업 중 47%가 대체될 것(Frey and Osborne 2013)이라는 예측도 있다.
하지만 유연근무제(flexible working)의 활성화와 기술 창업의 확대 등 기존 일자리와는 다른 새로운 형태의 직업과 업무환경이 고용을 창출할 것이다. 새로운 환경에서 기존 질서에 기대기보다는 ‘일자리 문제’에 새롭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 교육과 취업으로 이어지는 기존의 고정된 구조에서 징검다리 취업, 자발적 창업 등 4차 산업혁명시대 일자리 문제에 접근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어 나가야 한다.
21세기 새로운 기술경제 패러다임과 기업의 전략
이경전 교수 (경희대학교)
지난 20년간 우리가 연결(Connected)에 집중했다면 이제 인공지능(AI) 기술에 주목하는 시대가 왔다. 이목이 집중되는 만큼 AI와 함께 그리는 장미빛 혹은 암울한 미래 전망들도 연이어 쏟아지고 있다. 하지만 이성적 행동(Rational Acting)을 하도록 하는 것이 인공지능의 핵심(Norvig&Russel 1995)이며 인간과 같이 무엇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명확히 인지해야 한다.
또한 시간의 흐름에 따라 소멸되는 것들을 보며 기술과 AI의 발달로 인해 발생한 현상이라고 해석하는 오류 또한 주의해야 한다. AI 기술은 미디어이자 사람을 보조하는 도구임을 인식하며 우리 삶을 풍족하게 할 수단으로 접근해야하는 것이다.
인공지능 산업을 올바르게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AI 기술 응용의 대상과 방향의 명확한 수립과 현실적 목표를 세워야 한다. 특히 완전 자율화, 인간을 대체하는 형태와 같은 목표는 실패와 실망이 반복되어 AI 산업 발전에 부정적 영향을 끼치는 요인이 된다. AI 기술은 금융데이터 분석 및 의사결정 분야, 음악/미술 등 비언어 문화예술 컨텐츠 분석 및 평가 분야, 천문학/의학 등 자연과학의 대용량 데이터 분석과 같은 분야에서 효과적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있다. 대용량의 분석과 의사결정의 과학화, 효율화를 추구하는 분야에서 사람과의 적절한 협업을 통해 효과를 발휘할 수 있는 것이다. 완전자율시스템을 가진 무엇을 창조하기보다는 좀 더 믿을만하고 고장 확률이 적으며 안전한 시스템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한다면 AI 산업의 발전은 좀 더 신뢰할 만한 방향으로 발전할 것으로 기대된다.
4차 산업혁명의 위기(Crisis)와 기회(Opportunity): Analytical Perspective
서동백 교수 (충북대학교)
전통적인 산업에 기반한 사고방식(mindset)을 가지고는 앞으로의 환경을 이해하기 어렵다. 사람들은 자신과 다른 영역(multiple field)의 사람들과 뭉쳐 새로운 자신들만의 통합 영역(integration field)을 만들고 있기 때문이다. 이
렇게 다양한 산업과 분야의 사람들이 융합되어 만드는 미래의 변화는 예측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대처하기도 쉽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더 적극적으로 행동하고 다른 영역과 융합하여 변화를 만드는 흐름 그 자체가 되어야 한다. 그래야 새로운 제도와 규칙이 나를 중심으로 준비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전략적인 행동의 영역(Strategic Action Field: SAP)에서 다양한 시장 플레이어들을 선점하여 4차 산업혁명을 함께할 동지로 만드는 사회성(social skill)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궁극적으로 산업 내 플레이어들은 다른 플레이어가 합류(join)할 수 있는 에코 플랫폼(eco-platform)을 지향해야 한다. 또한 이러한 변화와 함께 수반되는 불안정적인 요소들을 안정시키기 위해 한 자리에 안주하기 보다는 변화의 흐름 속에서 함께 움직이며 안정을 찾는 방법에 대해 기업들이 고민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