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정보 보호, 상대성과 유연성이 필요하다
‘내 것이지만 남이 주로 쓰는 것’이 있습니다. 이름이나 이메일 주소, 휴대폰 번호 등의 개인 정보들입니다. 이는 타인과 교류하기 위해 꼭 필요한 것들입니다. 우리는 이를 주고받으며 타인과 관계를 맺고 있습니다. 개인 정보 보호는 이런 개인 정보가 외부로 유출되지 않도록 막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참 아이러니합니다. 주소나 휴대폰 번호 등은 엄밀히 말하면개인이 아닌 국가나 통신 회사가 관리하는 자산입니다. 디지털 사회에 접어들면서 이런 정보들을 누가, 어떻게 지켜줘야 할지의 문제가 중요하게 대두되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페이스북과 같은 SNS에서 개인의 정보와 활동을 공개, 공유하는 것에 적극적입니다. 사람들은 늘 프라이버시를 강조하지만 SNS상에서 프라이버시는 그리중요해 보이지 않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개인 정보를 보호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개인 정보, 프라이버시를 이해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입니다. 문화적, 시대적으로 의미가 다르고 얼마나 어떻게 보호해야 하는지도 다르기 때문입니다. 디지털을 넘어 클라우드 컴퓨팅, 핀테크 그리고 IoT 시대를 맞이한 지금 역시 개인 정보와 개인 정보 보호를 정의하기 쉽지 않습니다. 급변하는 ICT 환경에서 개인 정보 보호 정책은무조건적인 차단이 아니라 상대성과 유연성을가지고 진행되어야 합니다. 그래야 실질적인 정보 보호 효과를 기대할 수 있고 또 개인 정보 처리자가 개인 정보를 지킬 이유도 확실해집니다
IoT 시대의 개인 정보 보호
IoT 시대에는 전에 없었던 새로운 형태로 개인정보 보호가 위협받고 있습니다. 스마트TV, 냉장고를 통해 개인 정보가 유출되고, 스마트자동차를 원격조작해 무용지물로 만들기도 합니다. 또 보호를 위해 야생동물에게 삽입한 칩을 해킹해 위치를 파악, 오히려 밀렵에 이용하는 사례도 벌어졌습니다. 이런 새로운 위협에 대해 제품을 만드는 기업과 개발자들은 제품의 개발 계획 단계부터 개인 정보 보호를 고려해 제품을 만들어야 합니다. 개인 정보 보호 정책도 새로워질 필요가 있습니다. 이름, 주민등록번호, 주소 등 각각의 개인 정보 취급 방침을 알려주고 하나하나 동의를 받는 지금의 개인 정보 보호 정책은 IoT 사회에서는그 수명이 다했습니다. 이런 식으로 거리에서 움직이는 모든 카메라, 스마트워치 등 스마트 장비를 관리할 수 있을까요? 무엇이 실질적으로 보호되어야 하는지, 사람들이 무엇을 진정으로 보호받기를 원하는지 등을 분석하고, 추상적 이론이 아니라 실제 현장 데이터에 근거한 정책 마련이 필요합니다.
개인 정보 보호의 선순환 고리를 만들자
기존 개인 정보 보호에 대한 시각은 다소 부정적이었습니다. 공공 및 민간 조직은 개인 정보 보호가 비용이 많이 들고 정보 이용의 방해물이 된다고 생각했고, 사람들 역시 정부나 기업을 믿지 못하기 때문에 자기 정보를 주지 않거나 엉터리 정보를 줬습니다. 이런 인식을 바꿔 부정적 순환 고리를 긍정적 선순환 고리로 다시 만들 필요가 있습니다. 공공 및 민간 조직은 개인정보 보호는 법을 지키는 행위일 뿐 아니라 미래를 위한 투자나 시장 우위 확보를 위한 중요한 수단이라는 인식을 가지고 접근해야 합니다. 이럴 때 개인은 조직을 신뢰하고 신용할 수 있고 궁극적으로 보다 안전하고 효과적인 사회가 이루어집니다.처음 왜 개인 정보 보호를 해야 하는지 질문을 던졌습니다. ICT 혁명은 자기를 알리고 싶어 하는 사람들의 욕구를 충족시켰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알리고 싶지 않은 것들까지 알릴 수 있는 양날의 검이 됐습니다. 개인 정보 보호 정책은 이렇듯 알리고 싶지 않은 것들을 알리지 않는 것에 초점을 두고 있습니다. 무조건 차단하기보다 원하지 않는 상황에 원하지 않는 사람에게 알리지 않는 것이죠. 사용자가 서비스를 신뢰하고 더 많은 것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개인 정보 보호 정책의 목적입니다. 이 목적은 어떤 ICT 환경에서도 변하지 않을 것입니다
바른ICT연구소
SK텔레콤과 연세대학교가 손을 잡고 만든 기관으로 스마트 시대에 발생하는 복잡한 사회 문화적 현상과 이슈를 연구해 ‘IT를 통한 보다 행복한 삶을 실현’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